큐라레를 추억하는 사서들

인간0호 [인간0호]
큐라레의 서재

(재업)그냥 해피엔딩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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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에 맺힌 작고 둥근 땀방울들을 손목으로 쓸어내며 1459번째의 상자를 선반 제일 아래쪽 구석에 집어넣은 미우는 심호흡과 함께 자신의 빨간 베레모를 벗으며 자신이 정리한 1459개의 상자와 아직 정리되진 않았지만 가장 작고 가벼워 보이는 상자를 만족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이제 마지막 상자인데......, 힘드니까 조금 쉬었다할까? 에헤헤......,”

 미우는 자신의 베레모를 마지막 상자의 위에 살포시 올려놓으며 선반의 벽면에 몸을 기대었다. 1459개의 상자들을 옮기느라 고생했을 미우의 몸이 선반의 벽면에 닿자마자 축 늘어져버렸다.

 손도 발도 움직일 수 없었고, 움직일 마음도 없었던 땀범벅이 된 미우의 몸을 창문 사이를 파고들어 도서관 내부로 살며시 들어오는 적당히 따뜻한 햇살과 적당히 시원한 바람이 부드럽게 마사지를 해주었다.

 “아, 기분 좋다......,”

 손도 발도 움직이지 않은 채 선반에 빼곡하게 채워진 상자들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훑어보던 미우의 시선에 무언가가 잡혔다.

 “우으......, 그래도 마지막 남은 건 전부 다해놓고......,”

 자신을 부르고 있는 것 같은 마지막 남은 작은 상자에 시선이 사로잡힌 미우는 햇살과 바람과는 다음을 기약하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이걸 다 해놓고 다시 만나자. 라며 아쉬운 마음에 이미 뒤돌아선 햇살과 바람에게 인사를 다시하며 상자 쪽으로 다가간 미우는 상자 위에 올려져있는 자신의 베레모를 머리 위에 다시 쓰며 마지막 남은 힘을 모두 모아 힘차게 상자를 들어올렸다.

 상자는 생각대로 별로 힘들지 않고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미우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선반 사이를 움직이며 상자에 적힌 설명서를 꼼꼼하게 살폈다.

 “응. 이 상자는 QR-b2구역이네. 웅? 그런데 이 상자......,”

 상자의 설명서에 적힌 ‘추억’이라는 문구.

 미우의 시선이 그 익숙한 글씨체의 문구에 멈춰서자, 가볍게 움직이던 발들도 QR-b2구역의 바로 앞에서 함께 멈춰섰다.

 미우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아, 역시.”

 뚜껑 열린 상자 사이로 후드가 달린 빨간색 외투가 보였다.




 낡고 먼지 쌓인 후드 달린 빨간색 외투를 입고 있는 미우와 여러 이물질이 묻어 지저분해 보이는 소매가 길고 풍성한 원피스를 입고 있는 셀라, 곳곳이 찢어진 하얀색 외투와 회흑색 스웨터를 입고 있는 델핀이 복도 한복판에서 마주쳤다.

 정말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친 3명은 모두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그 3명의 사이에는 살짝 이상한 침묵이 흘렀다. 셀라가 그 침묵을 바로 깨긴 했지만.

 “미우 선배랑 델핀 언니? 그 옷들은 뭔가요?”

 셀라의 질문에 델핀보단 조금 더 침착하게 준비했던 미우가 대답했다.

 “응. 상자 정리 중에 우연히 찾아버려서. 왠지 오랜만에 입고 싶어졌달까?”

 미우의 대답에 이어 델핀도 입을 열었다.

 “나도 오래된 장비들을 처분하던 중에 찾아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갑자기 입고 싶어져서......,”

 “그럼 셀라는?”

 델핀의 대답 이후에 바로 이어진 미우의 질문에 셀라도 살짝 당황해하며 대답했다.

 “세, 셀라도 마도서 정리 중에 찾았는데요......, 뭐랄까, 살짝 그리운 마음이 들어서요......,”

 셀라의 대답이 끝나자 미우의 당황한 얼굴에 포근한 미소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 미소를 본 셀라와 델핀의 얼굴에도 그와 비슷한 미소가 생겨났다.

 “그럼 다들 같은 이유인거네?”

 “정말 대단한 우연이군.”

 “분명 모두의 마음이 하나로 이어진 걸 거예요!”

 “그런 걸까나?”

 “그런 거예요!”

 셀라의 대답에 너덜너덜한 차림을 한 3명의 사서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하지만......, 미우의 그 말과 함께 3명의 표정은 살짝 어둡고 침울해졌다.

 “이 옷들 정말 낡았네. 낡았고 먼지투성이에다,”

 “이물질 투성이에 지저분하고,”

 “찢어지고 어디 하나 온전한 곳이 없군.”

 그들의 말대로 그들의 옷들은 입고 다니기엔 너무나 낡고, 더럽고, 찢어져있었다.

 3명은 다시 한 번 침묵에 빠졌다. 이번엔 조금 우울한 빛의 침묵이었다.

 “......, 나 사실,”

 미우가 조용히 입을 열며 자신의 낡은 외투에 쌓인 먼지를 조심스럽게 털어냈다.

 “이 옷은 이제 입지 못한단 걸 알아. 아니, 애초에 입지 못하니까 상자에 넣어둔 거지. 그런데......, 왠지 아쉬워져서 다시 입어버렸어. 이대로 떠나보내기 싫었거든. 아마 이 시간이 이 옷과 보내는 정말 마지막 시간이겠지.”

 셀라와 델핀은 조용히 침묵을 지키며 미우의 말을 듣고 있었다.

 “끝이 있단 걸 알게 되니까 왠지 모르게 슬퍼지네.”

 “그러게요.”

 “그렇군.”

 3명의 사서들이 다시 침울한 침묵에 빠지려했다.

 “홍냐냥! 지금 무슨 거지 꼴이다냥? 본인 코스프레냥? 나르시시즘 절정기인거냥?”

 “나르키를 부른 건가요?”

 하지만 그들 앞에 등장한 2명의 인물들, 모로와 나르키는 3명의 사서들이 가만히 침묵에 빠지게 두지 않았다.

 “모로랑 나르키?”

 “홍냐냥! 모로 박사다냥!”

 “그리고 나르키예요!”

 “어, 잠깐? 모로 박사는 지금 화장실 청소 중이었던 거 아닌가요?”

 “호, 홍냐냥......, 그, 그런 것보다 지금 무슨 꼴이다냥?”

 “네? 아, 이 옷들요? 이건......,”

 “냥! 그 옷들을 보니 모로 박사가 이곳에서 받아온 온갖 학대가 떠오른다냥! 갖다버리라냥! 특히 미우냥의 그 옷!”

 모로가 나르키의 뒤로 숨으며 미우와 미우의 옷을 향해 삿대질을 날리자, 미우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

 “그렇다냥! 미우냥이 모로냥을 엉망진창 괴롭히며 이곳으로 끌고 올 때도 그 가증스러운 빨간 옷을 입고 있었다냥! 빨간 건 적이다냥! 3배 위험하다냥!”

 “우웅......,”

 이빨을 내밀며 으르렁거리는 모로와 당황해하는 미우 사이에서 나르키가 손뼉을 치며 입을 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저랑 처음 만났을 때도 그런 옷이었던가요?”

 “그러고 보니......, 풋.”

 나르키의 질문을 듣고 있던 미우가 갑자기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왜 그러세요, 미우 선배?”

 “갑자기 왜 그러나, 미우?”

 “정신 아픈거냥?”

 “웃는 건가요? 이제 모두 웃는 건가요?”

 다른 사람들은 미우의 웃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미우의 웃음이 점점 더 커지고, 활기차 지자 분명 미우가 왜 웃는지 이해하지도 못한 셀라와 델핀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되었다.

 “아니, 뭔가 재밌어서. 이때까지 ‘나의 옷’으로만 생각했던 게 사실은 정말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있었다는 게. 이건 마치 ‘나의 옷’이 아니라 ‘우리의 옷’이잖아?”

 웃음을 멈추고 입을 연 미우의 말을 들은 셀라와 델핀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그렇군.”

 “홍냥?”

 “그런 건가요?”

 “그런 것 같군요. 저도......,”

 “응......? 뭐가......?”

 “무슨 일이가?”

 “축제?”

 “테슬라다!”

 “저도......, 떨어지세요, 에디슨!”

 “......, 뭔가 중간부터 이상한 잡음이 섞인 것 같은데요?”

 3명의 사서들과 모로, 나르키의 사이에 어느 샌가 테슬라와 테슬라에게 달라붙어있는 포드와 에디슨, 그리고 그들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 리자와 알파가 섞여있었다.

 “떨어지세요! 에디슨, 포드!”

 “싫어! 싫어! 테슬라 또 도망갈 거잖아!”

 “우......, 나쁜 여자......, 우......, 바람둥이......,”

 “테슬라 나쁜 여자가?”

 “나쁜 여자야?”

 “무슨 소립니까? 일단! 떨어! 지세요! 테슬라 코일!”

 “꾸엑!”

 “으앙......,”

 전기구이가 된 에디슨과 포드를 몸에서 떨어트려 놓은 테슬라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 같은 평온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테, 테슬라......,”

 “포, 폭력반대......,”

 “죽은 기가?”

 “살아있어?”

 “저 두 사람 괜찮은 건가요?”

 “우와 전기구이네요?”

 “역시 전기녀다냥......, 야만이다냥......,”

 주변에 흐르는 잡음은 무시하고.

 “저도 사서님들의 그 옷들과 함께한 추억이 많습니다. 특히 미우 사서님이 저 에디슨 같은 악마에게 모든 걸 잃었던 절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주셨을 때의 일은 지금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옷 주름 하나하나까지도!”

 “우웅, 그런 것까지 기억할 필요는 없는데.”

 “그, 그건 좀 이상한 거 아닌가요?”

 어찌 당사자인 미우보다 셀라가 더 당황한 것 같았다.

 “하! 하! 하! 나도 사서들과의 만남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지! 세기의 대전을 연상시켰던 그 거대하고 박진감 넘치는 첫 대면을!”

 “오! 역시 형님이십니다!”

 “마법도서관의 사서들조차 압도하는 형님의 포스입니다!”

 또다시 어느 샌가 등장한 인물들. 이번엔 스카페이스와 누아다, 다아다였다.

 “대체 어디에서 튀어나온 건가요? 이 사람들은! 그리고 무슨 소린가요? 그때는 분명......, 아, 셀라도 이제 지쳤어요.”

 시끌벅적해진 도서관의 복도에서 갑자기 너무 많이 늘어난 사람들을 감당하지 못했던 셀라는 복도 바닥에 주저앉아 발이나 동동 굴렸다.

 “설마 이 이상 늘어나진 않겠죠?”

 “셀라 아가씨! 복도에서 그렇게 앉아있으면 안됩니다!”

 “늘어나네요......,”

 복도에서 울려 퍼지는 알프레드의 목소리에 셀라의 한숨은 깊어져갔다.

 아무런 움직임 없이 복도에 드러누운 셀라를 대신해서 미우와 델핀이 멋쩍은 미소를 지은 채 알프레드를 찾았다.

 “어서와. 알......, 류드......?”

 미우와 델핀의 멋쩍은 미소에 당황함이 추가됐다. 알프레드에게 한 손에 잡힌 채 공중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류드 때문에.

 “지, 지금 무슨 상황이지?”

 델핀의 시선이 류드의 움직임과 함께 허공을 방황했다.

 “이 녀석이 갑자기 나타나서 내 식사시간을 방해하고 예절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끌고 왔다고!”

 “그게 무슨 식사입니까! 영양소의 균형 따위는 생각도 안 한 것 같은 그런 불량식품이 무슨 식사라는 겁니까!”

 티격태격하는 류드와 알프레드였다.

 미우와 셀라, 델핀은 도서관의 복도 한가운데서 티격태격하고 있는 류드와 알프레드, 모로를 검처럼 쥐고 에디슨과 포드에게 테슬라 코일을 발사하는 테슬라, 자신의 무용담을 자랑하고 있는 스카페이스와 그 바로 앞에서 무용담을 귀담아 듣고 있는 누아다, 다아다, 나르키, 리자, 알파에게서 조용히 살짝 물러났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셀라가 입을 열었다.

 “이것도 ‘우리의 옷’이 불러온 걸까요?”

 “응. 그런 것 같네.”

 “음......,”

 “왠지 굉장하네요.”

 “응. 그렇네.”

 “......, 나도 테슬라만큼은 아니지만 미우랑 셀라와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에 대해선 잘 기억하고 있다.”

 미우와 셀라가 마음 고백으로 생긴 부끄러움으로 인해 살짝 얼굴을 붉히고 있는 델핀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러자 델핀의 얼굴은 더욱더 붉게 달아올랐다.

 “응. 나도야! 셀라랑 만났을 때의 일도! 델핀과 만났을 때의 일도 전부 기억하고 있어!”

 미우가 크게 미소 지으며 소리쳤다.

 “셀라도! 미우 선배랑 델핀 언니랑 만났을 때의 일! 전부 기억하고 있어요!”

 셀라도 지기 싫다는 듯이 더욱 큰소리로 소리쳤다.

 “저도에요. 여러분들.”

 떠들썩한 복도, 그곳에서 큰소리로 소리치며 웃고 있던 3명의 사서들의 시선에 에리스와 장자, 실비아의 모습이 들어왔다.

 “에리스 선배님?”

 에리스는 연하면서도 선명한 미소를 지으며 사서들에게 다가갔다.

 “저도 미우와 셀라, 델핀이 처음 이 큐라레 마법도서관에 왔을 때의 일부터 지금까지의 일. 모두 기억하고 있답니다. 정말 여러분이 온 덕분에 매일이 떠들썩하고 즐거워요.”

 “에, 에리스 선배님!”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달려오는 셀라를 끌어안아주는 에리스.

 “아, 부럽네요. 에리스의 그 바다와 같은 넓은 가슴에 안길 수 있다니, 저도 참 좋아하는......,”

 “실비아는 조용히 해주세요.”

 ......, 다시 한 번......,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달려오는 셀라를 끌어안아주던 에리스.

 그리고 에리스는 자신의 뒤에서 살짝 몸을 숨기고 있던 장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장자도 그렇죠?”

 “......,”

 무언가 기대하고 있는 것 같은 눈빛을 보내는 미우와 셀라, 델핀을 잠시 곁눈질로 훑어보던 장자가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잊고 싶었지만......, 잊을 수 없더군요.”

 “자, 장자!”

 이번엔 미우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장자를 끌어안았다.

 장자는 아무 말 없이 순순히 미우에게 안긴 채 고개를 살짝 돌려 얼굴을 가렸다.

 “에리스 선배님!”

 “장자!”

 “에리스 선배님!”

 “장자!”

 웃고 떠드는 소리, 비명소리, 우는 소리, 소리치는 소리 등. 온갖 목소리들이 울려 퍼지고 있는 큐라레 마법도서관에서 델핀과 실비아가 눈을 마주쳤다.

 실비아의 살짝 음흉한 시선이 델핀에게 말했다.

 저희들도 할까요?

 델핀의 시선이 대답했다.

 사, 사양하겠습니다.

 실비아는 살짝 상처받았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아직까지 열기가 사라지지 않은 큐라레 마법도서관 복도의 한복판에서 미우와 셀라, 델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때까지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네. 옷을 바꾸기 전에도, 옷을 바꾸고 나서도.”

 “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죠.”

 “마, 마법소녀도 되어보고......,”

 “아, 그런 적도 있었지!”

 “아이돌이 되어 본 적도 있어요!”

 “메이드도 즈, 즐거웠다......,”

 “해적이 되었을 때도 즐거웠어!”

 “학교에 갔을 때도 꽤 재밌었어요!”

 “바캉스도 꽤 괜찮았다.”

 “모로 박사 덕분에 고양이 귀가 났을 때도 좋았어.”

 “네! 그건 저도 좋았어요! 델핀 언니가 정말 귀여웠으니까요!”

 “귀, 귀여워......!”

 “발렌타인데이 때도 재밌었어!”

 “할로윈 때도요!”

 “크리스마스 때도 괜찮았다.”

 “상고에서의 새해 때도 여러 일이 있었긴 했지만 그래도 재밌었지?”

 “네!”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여러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어서,” 

 “여러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아픔과 분노, 슬픔도 봤어.”

 “......, 네......,”

 “음......,”

 “하지만......! 어쩌면 그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을 지도 몰라!”

 “네! 분명 그런 거예요!”

 “확실히 많은 사람들과 만났지.”

 “설녀는 잘 지내고 있을까? 릿챠도 괜찮을까?”

 “잘 지내고 있을 거예요! 괜찮을 거예요!”

 “티무르와 몽고메리, 아카데미아의 사람들도 잘 지낼 거다.”

 “그렇다면 앨런 포도!”

 “네!”

 “헌원은 까치가 있으니 안심이군.”

 “사희도 괜찮을 것 같아.”

 “그쪽은 확실히 잘 지낼 것 같네요!”

 “화, 확실히.”

 “사탄네랑 세라플라 마법도서관의 사람들은 확실하게 믿고 있어!”

 “뭐, 괘, 괜찮겠죠?”

 “크리스도 잘 해냈으면 좋겠군.”

 “될 수 있다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

 “미, 미우, 그건......,”

 “조금 과했나?”

 “아니요! 그럴 수 있어요!”

 “셀라?”

 “진짜?”

 “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도! 저희 큐라레 마법도서관이라면 도와줄 수 있어요! 저희는 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셀라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니까요!”

 셀라의 당찬 외침을 듣고 미우와 델핀은 미소를 지었다.

 “응. 그러네.”

 “그렇다면 가능하겠군.”

 “네! 그런 겁니다요!”

 “냐옹~”

 “응 큐도 그렇다네.”

 “그렇군. 큐도 그렇......,”

 “큐요? 그 고양이 아직 있었던 거에요?”

 “어? 그렇네?”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와중에 3명의 사서들에게 들린 고양이 울음소리의 주인이 느긋한 걸음걸이로 미우에게 다가왔다.

 “정말 큐잖아?”

 “미우 선배도 몰랐던 건가요?”

 “유, 유령은 아니겠지......,”

 갑작스러운 큐의 등장에 놀란 표정을 짓고 있던 3명의 사서들에게 뚱뚱한 회색 고양이가 다가왔다.

 “그 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

 미우의 품에 안겨진 큐가 미우의 낡고 먼지 쌓인 붉은색 장갑에 몸을 비볐다.

 “생각해보니......, ‘우리의 옷’이 이렇게 엉망이 된 건 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 그렇게나 여러 차원을 넘나들며 여러 일들을 해왔는데, 깨끗한 게 더 이상한 거 아닐까?”

 “확실히 그건 그렇네요.”

 “이게 당연한 결과라는 거군.”

 “응. 하지만 이젠 괜찮을 것 같아. 옷이 더럽다고 해도, 사라진다고 해도.”

 “네. 셀라도요. 정말 고생했지만, 정말 재미있었으니까요.”

 “나한테도 힘들었지만 뿌듯한 시간이었다.”

 3명의 사서들은 시끌벅적한 복도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조금 바보 같기도 했고, 조금 이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어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미우가 말했다.

 “우리, 저번처럼 도서관 사람들, 가능하다면 다른 차원의 사람들까지 모두 불러 파티를 열어볼래?”

 그 말에 셀라가 가장 먼저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셀라는 찬성입니다요!”

 “나도 찬성이다.”

 델핀도 셀라의 뒤를 이어 대답했다.

 “웅! 그럼 지금 당장 에리스 선배님한테 허락 맡으러 가자!”

 “쇠뿔도 당긴 김에 뽑는 겁니다요!”

 “그럼 같이 갈까, 미우?”

 “응!”

 셀라와 델핀이 먼저 앞서나갔다.

 미우도 그 둘을 따라 발걸음을 앞으로 내밀다가 잠시 멈춰서 자신의 품에 안긴 큐를 바라보았다.

 “그거 알아, 큐?”

 큐와 미우가 눈을 마주쳤다.

 “확실히 모든 것에는 끝이 있어. 그렇지만 그렇기에 나아갈 수 있는 거야. 그렇게 나아가는 것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지금의 우리들은 아직 알 수 없어. 하지만 이때까지의 길들이 그렇게 나쁜 게 아니었다는 것만큼은 확실해. 그래서 난 믿을 수 있는 거야.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현재를 만든 과거의 길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슴에 안고 나아갈 수만 있다면, 영원히 자신을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

 큐는 미우의 말을 듣는지 마는지 멀뚱멀뚱 가만히 미우를 바라보고 있기만 할 뿐이었다.

 “미우 선배! 에리스 선배님이 허락해주셨어요! 시끄러워요, 모로 박사!”

 “계획은 미리 정해두는 게 좋다.”

 셀라와 델핀이 미우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미우도 멈춘 발걸음을 떼어내며 그들이 있는 곳으로 향해갔다.

 “자, 같이 가자. 큐......,”




*일단 모든 게 다 잘 해결된 이후의 전개를 예상하고 만든 이야기.

*하루를 꼬박 써서 적었다!

*아, 그리고......, 난 아직 끝내고 싶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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